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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대기업의 기술 빼앗기에 지친 中企 '白騎士 펀드(백기사·'지식재산권 보호 펀드')'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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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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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4-22 08:03

대기업의 기술 빼앗기에 지친 中企 '白騎士 펀드(백기사·'지식재산권 보호 펀드')' 몰려

3년간 펀드에 특허권 빌려주고 대가로 보증금 50억원 받아
펀드는 특허침해 기업에 소송… 배상 받아내거나 사용료 챙겨
최근 1·2호 계약 연거푸 체결, 소문 듣고 온 中企 80여곳 상담

IT(정보통신기술) 관련 대기업과 거래하던 A중소기업은 지난해 생산 중단 사태로 부도 위기에 몰렸다. 오랫동안 거래했던 대기업이 기술과 인력을 빼 갔기 때문이었다.

사연은 이랬다. A기업은 몇 해 전 어떤 부품을 개발했다. 이 기술에 흥미를 느낀 대기업은 A기업에 좋은 조건에 2년치 물량의 납품 계약을 제안했다. 대기업은 대신 다른 곳에는 납품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계약 체결 후 회사 경영은 순풍에 돛 단 듯했다. 실적이 나날이 개선됐다. 그러던 어느 날 대기업이 직원을 파견했다. 품질 관리 명목이었다. 그런데 이 직원의 낌새가 수상했다. 온종일 생산공정을 살펴보면서 뭔가 메모를 하고 다녔다. 몇 달 뒤 날벼락이 떨어졌다. 제품 개발 책임자와 소속 직원들이 사표를 내고 대기업으로 옮겨버린 것이다. A기업 대표는 "대기업이 기술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을 한 뒤 자체 생산을 위해 직원들을 데리고 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A기업은 생산이 마비되면서 도산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사장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대체 인력을 뽑고 다른 납품처를 찾아 겨우 위기를 벗어났다. A기업 대표는 이런 일을 두 번 다시 당하지 않기 위해 최근 한 펀드를 찾아갔다. 대기업의 기술 탈취 위험에 노출된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특허 보호 백기사(白騎士), '지식재산권 보호 펀드'였다. 이 펀드는 정부가 출연해 만든 특허 전문 자산운용사인 '아이디어 브릿지'가 산업은행에서 1000억원을 투자받아 만든 펀드로, 최근 1·2호 계약이 연거푸 맺어졌다.

기술 탈취 위협 받아본 중소기업의 업종별 비중 표, 세계 특허 시장 규모 표

◇펀드를 백기사로 기술 보호 받는다

펀드와 A기업과의 계약 내용은 기업이 3년간 특허권을 펀드에 빌려주고, 그 대가로 보증금 50억원을 받는 것이었다. 펀드는 3년 동안 특허권 사용자로서 특허 침해 행위를 막고, 특허 사용권을 다른 기업에 팔아 수익이 나면 기업과 이를 나눈다. 마치 집주인(기업)이 집(특허)을 세입자(펀드)에게 전세로 빌려주고, 보증금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특허 전세 제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은 '수익'보다 '기술 보호' 기능에 더 관심을 갖는다고 한다. 계약된 3년간 이 특허의 주인은 중소기업이 아니라 펀드다. 이 기간에 대기업이 해당 중소기업의 기술 탈취를 시도하면, 펀드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감수해야 한다. 대기업이 기술 탈취 엄두를 내기 어려운 것이다.

아이디어브릿지 자산운용의 김홍일 대표는 "중소기업들은 소송 비용 및 시간 문제, 특히 대기업과 관계 때문에 기술 탈취 시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지만, 소유권을 넘기면 전면에 나서지 않고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A기업 대표는 "실제 소송을 제기하기보다는 소송에 대한 두려움으로 대기업이 제품 생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공권력의 사각지대에 놓인 대기업의 기술 탈취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기술 탈취는 산업계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묵은 문제이다. B중소기업 사장은 지난달 본인과 성(姓)이 다른 친척 명의로 C기업을 설립한 뒤 여기에 새로 개발한 기술들을 모두 이관하고 있다. 현재 B기업은 C기업에 사용료를 내고 특허를 사용하는 것처럼 하고 있다. B기업 사장은 “대기업의 기술 제출 요구를 견디다 못해 대기업이 눈치 채지 못하게 이런 궁여지책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중소기업 1만곳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업종별로 최대 5%의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부터 기술 제공 요구를 받았다. 중앙회 관계자는 “얼핏 적어 보이겠지만 사실 대기업이 탐낼 만한 기술을 가진 곳은 몇 안 된다”며 “그런 기업들은 대부분 기술 탈취 시도를 받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술 탈취를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례는 없다. 중소기업들이 감히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이디어 브릿지 펀드가 만들어진 후 별다른 홍보가 없었는데도 벌써 중소기업 80여곳이 제 발로 찾아와 상담을 했다.

☞특허 전세

기업이 보유한 특허에 대한 권리를 일정 기간 펀드에 넘기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다. 계약 기간 펀드는 특허를 다른 곳에 빌려줘 수익을 내고, 특허 침해를 방지하는 활동을 한다. 기업이 돈을 반환하면 특허를 다시 가져올 수 있다.

Title Author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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